경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여름 시즌을 맞아 ‘은어 축제’를 앞다퉈 열고 있으나 정작 은어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영덕군은 다음 달 3~5일 영덕읍 오십천에서 ‘제14회 영덕 황금은어축제’를 개최한다.
영덕 지역의 자랑인 황금은어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축제에는 총 1억3000만원을 들여 은어 반두잡이와 민물고기 맨손잡이, 은어낚시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그러나 축제 개최 이후 처음으로 은어가 없어 은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군의회가 지난해 군직영 황금은어 양식장에 대해 수질을 오염시킨다며 예산 전액을 삭감, 양식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군은 할 수 없이 4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은어 2톤 3만여 마리 정도를 인근 의성 지역에서 긴급히 들여오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주민들은 “차라리 축제를 포기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군에서 지정한 대표어종인 황금은어를 위해 축제를 개최하면서 타 지역 양식장에서 키운 은어를 구입해 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은어 축제의 명맥 유지가 중요하다”며 강행할 뜻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덕 오십천에서 나는 황금은어는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도 진상 특산물로 이름을 날렸으며 아가미 밑에 황금띠를 두르고 있고 수박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앞서 봉화군도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제14회 은어 축제’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축제 첫 회부터 타 지역에서 은어나 치어를 구입, ‘반쪽짜리 축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축제 초기 안동 등지에서 은어를 구입해 사용한 군은 수년 전부터 해마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은어 치어 50여만 마리 정도를 저 멀리 전남 광양과 경남 거제에서 분양받아 봉화 지역 양식장에서 키워 사용하고 있다.
한 봉화 주민은 “은어 축제를 개최하면서 봉화산 은어를 쓰지 않고 멀리서 수입한 치어를 키운 양식 은어를 쓴 다는 게 웬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씁쓸해 했다.
이상호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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