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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선행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 달라”며 5021만7940원 들어있는 상자 기부천사쉼터에 놓고 가
올해로 17년째...총 4억9,785만여원 남몰래 기부


전주시를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천사도시로 만든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한파를 녹였다.



28일 오전 11시 8분.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년 남성의 목소리로, 통화 내용은 “주민센터 뒤 공원 나무 밑에 있으니 가져가시고,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딱 한 마디였다.


이 전화를 받은 정세현 노송동 시민생활지원팀장은 “목소리로 보아 50대 중년 남자로 보였다”면서 “짧은 말 한마디만 남기고, 미쳐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이 남성과의 통화내용에 따라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를 찾아가보니 화단에는 A4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고,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다발과 1만원권 지폐 다발,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5,021만7,940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천사가 남긴 편지로 보이는 A4용지에는 컴퓨터로 타이핑한 큰 글씨체로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준 이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목소리가 40~5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사실 외에는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천사가 올해로 17년째 총 18차례에 걸쳐 몰래 놓고 간 성금은 총 4억9,785만9500원에 달한다.


 이처럼 해마다 이어지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전국에 익명의 기부자들이 늘어나게 하는 ‘천사효과’를 일어나게 했다.


전주에서도 이러한 천사효과로 인해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이웃 나눔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각종 복지사업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지 않고 후원에 참여하는 천사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나눔과 봉사활동을 다채롭게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1월에는 얼굴 없는 천사의 숨은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노송동 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우기도 했다. 또, 얼굴 없는 천사의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도 무대에 올려지면서 연극을 관람한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시는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금을 두고 가던 장소에 얼굴 없는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리고, ‘천사마을’로 자리 잡은 노송동의 지역정체성을 널리 알려 시민들의 기부와 나눔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기부천사쉼터도 조성했다. 기부천사쉼터는 지난 9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관한 ‘2016년 지역발전사업’ 평가에서 도시재생사업 우수모델로 평가됐다. 이곳에서는 올해 지역공동체 활성화 및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공동체와 학교 등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모여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는 ‘제1회 희망을 주는 나무 키움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으로 인해 따뜻한 ‘천사의 도시’로 불려왔다. 최근에는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이 익명으로 후원하는 천사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얼굴 없는 천사와 천사시민들이 베푼 온정과 후원의 손길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해 단 한 사람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는 사람의 도시 전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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